Spring 2018 collection pictured at the Stravinsky Fountain in Paris

Photography by Kevin Galop                        Styling by Eclectic Hoe  

 

  

 

Gypsy Sport

집시 스포트의 리오 유리베는 야구 모자 두 개를 합쳐 토성의 모양으로 로고를 만들 만큼 스포츠 광이다.

또 발렌시아가부터 어반 아웃피터스까지 다양한 브랜드에서 머천다이저로 활약한 독특한 이력의 디자이너다.

 

 

 

A당신도 여느 디자이너와 마찬가지로 경험과 주변의 것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 것 같다.

다음 컬렉션에 대한 힌트를 달라는 질문보다는 지금 어떤 문제에 가장 관심이 있는지 묻고 싶다.

항상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자극을 받곤 한다. 특히 부랑자와 LGBTQ,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ity)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다.

 

LA 코리아타운의 큰 멕시코 집단에서 자란 걸로 알고 있다. 미국은 동양인이나 흑인만큼

멕시코 사람에 대한 차별이 많다고 들었다. 차별에 대한 기억이 있기에 더 단호한 메시지를

던지는 게 아닌가 싶은데.

나는 소수 집단의 가족들과 함께 커왔고, 그들은 언제까지나 내 쇼에 세우고 싶은 모델이다. 미국 정부는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 여전히 특정 지역사회를 가난하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스스로가 속한 지역과 문화가 자랑스럽다면 그런 차별을 깨부수는 건 멋진 삶이 될 것이다.

 

   

 

 

당신은 LA 코리아타운에서 자랐고, 한국에서 집시 스포트의 스니커즈를 제작한다.

신기하게도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묘한 인연이 있다. 많은 해외 매체가 서울을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도시라고 말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

한국은 이방인에게 판타지와도 같은 곳이다. 진심으로 빨리 가보고 싶다. 한국의 음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과 수많은 패션 스타일의 오리지널리티가 한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의 패션은 전 세계의 레퍼런스가 되고, 모던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그것이 내가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고, 집시 스포트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

 

발렌시아가에서 일했다. 여느 디자이너의 이력과 달리 당신은 머천다이저로서 경력을 쌓았다.

우연히 그 직업을 가졌는데, 그 직업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머천다이저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나?

소매업을 시작할 당시 나는 항상 고객의 경험에 관심이 많았다. 마네킹에 옷을 입히고 좋은 음악을 틀고 가구를 보기 좋게 배열하는 등 고객에게 멋진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좋아했다. 발렌시아가뿐 아니라 아베크롬비 & 핏치의 어시스턴트 머천다이저로 시작해 어반 아웃피터스와 디젤, 구찌 등에서 일했다. 그리고 다양한 회사에서의 경험은 패션 산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디자이너 브랜드치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솔직히 거리의 부랑자에게 영향을 받아 옷을 만들면서

말도 안 되게 높은 가격에 옷을 팔았다면 당신에게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몇몇 사람들은 발렌시아가나 루이 비통의 로고만 보고 값비싼 옷을 구입하기도 한다. 브랜드의 인지도만큼 당연히 퀄리티가 높을 것이라 기대하고 옷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나는 그들을 대상으로 세일즈를 하지 않는다. 브랜드 자체의 정체성과 풍기는 이미지, 그들이 대변하는 무엇에 열광하고 빈티지나 커스텀 메이드한 옷을 믹스 매치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주 고객이다.

뻔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발렌시아가와 뎀나 바잘리아의 발렌시아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나?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미래를 꿈꾸게 하는 창의적인 사람이고 나의 컬렉션에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뎀나 바잘리아는 스트리트와 하이패션을 수평으로 바라보고 작업함으로써 대중적으로 더 많은 공감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스트리트는 지금 당신뿐 아니라 럭셔리한 패션 브렌드들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당신이 바라보는 스트리트는 마냥 젊음이 넘쳐나는 공간은 아니다.

나는 언제나 스트리트에 있다. 친구들은 물론 낯선 인물 등 스트리트엔 모든 것이 존재한다. 요즘 패션은 스트리트 웨어를 반영할 때 더욱 쉽고, 또 인기도 끌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의 스트리트 스타일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싶다. 티셔츠나 후디, 데님 팬츠보다는 더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뭔가를 말이다.

당신이 바라보는 스트리트는 젊은 친구들이 하이패션을 뽐내는 런웨이가 아닌,

부랑자가 잠을 자고 돈을 벌기 위한 장소다.

스트리트에서 젊은 사람들이 변화를 만들고 실험을 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위안을 찾기 위해 거리로 나서는 부랑자와 출퇴근을 하는 보통 사람들의 스타일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은 정말 순수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어떤 상황에서도 멋진 스타일을 갖춘 사람들을 종종 발견한다. 그들이 진짜 멋쟁이다.

 

 

나는 축구를 좋아한다. 당신은 ‘스포츠’를 좋아한다. 그리고 늘 의상에는 스포츠적 요소가 담겨 있다.

나는 스포츠를 사랑한다. 모든 스포츠 유니폼은 특별하고 스포츠에서 볼 수 있는 자매애나 형제애는 특히 감동적이다. 스포츠는 우리 팀과 너희 팀으로 구분된 두 집단을 형성한다. 그 에너지가 형성된 시간이 매우 흥미롭다. 이는 마치 런웨이 쇼를 스타일링 경쟁으로 보는 것과 같다.

미국은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당신의 유년 시절은 부유하지 않았지만 브이파일스의 첫 번째 무대에

설 수 있었고 ‘CFDA Fund’로부터 후원도 받는다. 당신에게는 미국이 기회의 땅이었던 셈이다.

미국은 언제나 기회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기다리기보다는 길을 찾아 나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엄청난 노력과 상상력의 산물이다.

 

  

 

뉴욕 패션 위크(NYFW)는 흔히 상업적이라는 이유로 런던 패션 위크(LFW)나 파리 패션 위크(PFW) 등에 비해 심심한 감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셰인 올리버의 헬무트 랭 쇼가 열리고 라프 시몬스와 캘빈클라인, 바라간의 쇼가 열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진취적 도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집시 스포트(Gypsy Sport)도 NYFW에서 쇼를 선보인다. 거기에 HBA의 쇼가 열리고 톰 브라운이 NYFW 마지막 쇼를 열었다면 더 극적인 도시였을 거라 생각한다. 당신의 친구이기도 한 셰인 올리버는 더 이상 HBA를 선보이지 않는다. 톰 브라운은 파리로 떠났다. 이런 현실을 보면 뉴욕이 정말 상업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도시에서 가장 유니크한 패션을 선보이는 디자이너로서 이 도시가 두렵게 느껴지지는 않나?

뉴욕은 파리만큼 럭셔리하지 않고 런던처럼 아방가르드하지 않으며 밀라노처럼 맞춤 복식에 정통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뉴욕은 언제나 신선하고 새로운 에너지로 가득하다. 상업적인 도시임은 분명하지만 나 같은 사람들이 예술적 방식을 선보일 때 돋보이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나는 뉴욕을 사랑한다.

당신이 동의하든 하지 않든, 트럼프가 옳은지 틀린지를 떠나 멜라니아 트럼프(Melania Trump)는 패션 외교 면에서 호평받고 있다. 나치는 옳지 않았음이 분명하지만 그 시절 독일군이 입은 군복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군복 중 하나로 불린다. 이런 관점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어떤가? 미학에서도 옳고 그름이 존재할까?

옷을 가장 멋지게 입은 사람들이 주로 가장 질타를 받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당신의 브랜드를 완성하는 두 단어 중 하나인 ‘Gypsy’는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대변하기 위해 선택된 단어다. 늘 집시 문화를 의상에 담기 위한 이유 같은 게 아니다. 그러나 늘 컬렉션은 집시를 떠올리게 한다. 이는 옷의 디자인이나 디테일이기보다는 독특하고 새로운 모델과 헤어 메이크업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방식은 가히 파격적이다. 브랜드의 이름을 지을 당시처럼 늘 언더그라운드적 요소를 컬렉션에 반영하고자 하는 이유가 있나? 사명감이라도 있는 건가?

나의 사명감은 목소리를 내기 힘들거나 과소평가된 사람들을 패션계로 이끌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또 집시라는 단어는 전 세계에 존재한다. 어디든 존재하는 컬처고, 모든 곳에 존재한다.

그렇다면 뉴욕의 수많은 모델 에이전시에서 볼 수 있는 당신의 모델이 더 특별한 이유를 설명해달라.

우리는 모델의 99%를 소셜 미디어나 스트리트에서 캐스팅한다. 반대로 많은 모델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게 접근하기도 한다. 에이전시의 프로페셔널한 모델들만큼, 혹은 그들보다 더 아름답고 특별한 진짜 사람들을 보여주는 것은 멋진 일이다.

 

 

 

제이든 스미스(Jaden Smith)의 옷을 입는 방식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당신과 같은 디자이너보다는 제이든 같은 소년이 어떤 것을 바꿀 진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바꾼다는 것은 분명 사회적 관념과 차별일 것이다. 제이든처럼 남성복과 여성복을 경계 없이 입는 방식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제이든 스미스는 겁이 없다. 그는 멋진 스타일을 보여줌과 동시에 어떠한 규칙을 따르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는 옷을 잘 입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자신과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고민하고 옷의 색이나 모양에 국한된 성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는 말은 멍청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다.

그렇다면 패션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당연하다. 패션은 직업과 기회를 만들어낸다. 패션은 귀여운 남자나 여자에게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패션은 힘이고, 우리는 모두 그것을 지니고 있다. 그 힘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마지막 질문이다. Football or Soccer?

Soccer all day! !

http://kr.dazeddigital.com/2018/01/08/gypsy-sport/